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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연수 자료집 완독 소감문

작성일 25-04-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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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전언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3.168) 조회 150회 댓글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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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보다 몸이 강해서 생각하는 일들을 다 이루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인문학을 배워 사람다운 정치인이 되겠다던 낭랑 18세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서, 그래도 잊지는 않았다고 말해야 나중의 내가 덜 부끄럽겠다는 이기심으로 두드린 야학인데, 『난초』 속 할머니들의 편지를 읽고 생각이 많아집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야 쉬운 것이지만, 어쩜 이렇게 글이 고울까, 괜스레 질투가 나고, 욕심이 따라 들고, 어떻게 해야 이분들과 내가 옹기종기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가면 걱정되어 책을 덮어버립니다. 세월로 미는 글은 적수가 없습니다. 글쓰기 수업을 맡겠다니 경솔했구나. 어떡하지? 하기는 해야겠고. 그렇게 컴퓨터 앞에서 멍을 때리는데 문득 교학상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한다.’ 신당야학 식으로 바꾸면 강학상장이 되겠네요. 고등학교 때였을까, 배불뚝이 교장 선생님의 훈화는 늘 교학상장으로 시작해서 교학상장으로 끝났습니다. 여러모로 조금 독특한 학교였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점심시간 이후 학년별로 대강당에 모여 훈화를 들었습니다. 시작할 때는 친구가 졸고, 마칠 때는 내가 졸고.
 “야, 오늘 교장샘 뭐라셨냐?” 
 “뭘 물어, 언필칭 교학상장이야.” 
 우르르 몰려 나가는 와중에 우리는 그렇게 말하며 웃고는 했습니다. 사람다운 세상의 꿈을 품고 문학을 공부하던 18세의 어느 날, 세상에는 교학상장보다 앞서는 말들이 많았고, 하필 그 단어를 몇 년 뒤에 되새길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강학상장, 이제 와 참으로 위로가 되는 말입니다. 내가 할머니들의 편지에서 느낀 놀라움을 솔직하게 말씀드린다면, 그것은 내 걱정을 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입니다.

 이밖에도 연수 자료집을 두루 읽으며 걱정이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적절한 형식의 소감문이 못 될지 모르나, 자료를 즐겁게 읽었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만 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뒤를 돌아봅니다.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 조금씩 조금씩 쌓아온 마음들이 이곳에서 쓰이기를 바란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기를. 함께해서 좋다는 진심을 부족해서 안 되겠다는 거짓으로 가리지 말고, 온새미로, 언제나 변함없이 배우기를. 기대가 많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나도 모르게 따뜻해지는 순간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그것은 내 능력이 아니라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힘일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이 일을 배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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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승택님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임승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23.♡.72.127)
작성일

글 잘 읽었습니다. 강과 학이 아니더라도 상장할 방법도 많지만 이렇게 우리 신당야학과 함께 걸어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김수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김수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83.♡.62.166)
작성일

저도 앞으로 언호 예비강학님과 함께 즐겁게 활동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ㅎㅎ 내일 인준식 전까지 '수업참관일지, 타야학탐방 소감문, 수업실연계획서'를 이미지로 첨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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